[청려건우] 다만 두 사람이 함께 일 수 있다면 (다만함께): 221023


ㅇ
방과 후 사람이 없는 조용한 교실,
창문 너머에서 불어오는 늦은 오후의 바람이 품은 조금 넓은 그의 옷자락을 스치고 오후의 햇살을 받은 그의 눈동자가 금빛으로 반짝이는 시간...
물들기 시작한 하늘이 길어진 햇빛을 늘어트리며
류건우의 머리칼을 끝부터 오렌지 빛으로 비추면,
류건우는 창 바깥을 바라보던 시선을 돌려 신재현을 마주합니다
류건우 :재현아, 기다리고 있었어.
정말 좋아하는 류건우의 미소가 당신을 향해 쏟아집니다.
그래요, 지금 이 순간이 당신이 그토록 바라던 완벽한 순간인 것만 같습니다.
그러니까 오늘은, 오늘 만큼은 마음의 천장까지 쌓아올린 수많은 좋아해를 류건우에게 들려주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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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과후 사람이 없는 조용한 교실,
창문 너머에서 불어오는 늦은 오후의 바람이 품이 조금 넓은 그의 옷자락을 스치고
오후의 햇살을 받은 그의 눈동자가 금빛으로 반짝이는 시간...
[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 학교 끝나고 교실에서 기다려 줄 수 있어요?]
라는 말이 적혔을 터인, 당신이 건넨 쪽지가 류건우의 손에서 조용히 흔들립니다.
물들기 시작한 하늘이 길어진 햇빛을 늘어트리며
류건우의 머리칼을 끝부터 오렌지 빛으로 비추면,
류건우는 창 바깥을 바라보던 시선을 돌려 신재현을 마주합니다.
류건우 :재현아, 기다리고 있었어.
정말 좋아하는 류건우의 미소가 당신을 향해 쏟아집니다.
그래요, 지금 이 순간이 당신이 그토록 바라던 완벽한 순간인 것만 같습니다.
그러니 오늘은, 오늘 만큼은 마음의 천장까지 쌓아올린 수 많은 좋아해를 류건우에게 들려주고 싶어요.
[예전부터 계속 좋아했어요.]
거울을 보고 수십번, 류건우의 얼굴을 떠올리며 수백번은 말했을 고작 그 한마디 위로
'마음을 전하고 난 후에도 저 사람 옆에 남을 수 있을까?'
라는 '만약에'가 무게를 더한 탁에 자꾸만 다물어지고 마는 입술을 열어 말했을 때,
류건우는 어떤 눈빛으로 신재현을 바라봤을까요?
어떤 표정으로 신재현을 마주했을까요?
불에 그을린 종이처럼 까맣게 타들어간 시야가 류건우의 반응을 가려버렸을 즈음,
류건우 :재현아.
당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당신은 눈을 뜹니다.
깜빡, 깜박, 흐릿했던 시야가 느리게 하지만 확인히 또렷해지만
엎드린 채로 신재현을 바라보는 옆자리의 류건우의 모습이 시야에 들어옵니다.
류건우 :일어나야지. 아직 수업중이야
귓속말을 건넬 때처럼 손으로 소리를 모은 류건우가 작은 목소리로 말을 걸어오면,
그제서야 신재현은 자신이 수업 중에 짧은 꿈을 꿨음을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용기내서 건넨 고백 역시 꿈결 속에서 흩어졌을 테죠
아쉽긴 하지만, '친한 형'인 류건우가 당신을 마주하고 있다는 사실도 제법 기쁜 일 입니다.
류건우는 당신이 잠에서 깬 것 같자, 몸을 일으켜 바로 앉아서 공책의 귀퉁이에 글자를 적어 내립니다.
[많이 피곤했던 거야?]
류건우를 닮은 똑부러진 글씨체가 눈에 들어오네요.
이번 수업시간은 그리 지겹지 않을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신재현:피곤했지만, 좋은 꿈이었어요
류건우 :무슨 꿈을 꿨길래... 잠은 밤에 자야지.
신재현:꿈에, 제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왔거든요.
류건우 :그래? 좋았겠네. (톡톡, 책상 위 펼쳐진 교과서를 조심스레 치더니.) 무슨 이야기를 했는데
신재현:그러게요, 일어나보니 잘 기억이 안나는데. (책상에 살짝 엎드려 류건우를 올려다보며) 저를 보고, 환하게 웃는 모습이 아름다웠어요.
류건우 :좋아하는 사람이 웃는 거였으면, 좋은 꿈이긴 했겠네. (묘하게 저한테 하는 말 처럼 느껴져 슬쩍 시선을 피합니다. 슬슬 종이 칠 때가 된 것 같은데...)
신재현:좋은 꿈이죠. 좋은 현실이 되면 더 완벽하겠지만. (눈을 피하는 류건우가 귀엽다는듯 그가 좋아하는 미소를 지으며 답합니다)
류건우 :그 사람이 잘 안 웃나봐. (현실이 되면 좋겠다는 말에 대충 짐작하며 대답합니다.) ... 그런 표정은 좋아하는 사람한테나 지어주고.
수업 끝을 알리는 종소리에 둘만의 조용한 이야기를 마치면, 류건우는 공책을 덮습니다
류건우 :다음 시간은 너... 이동수업이었지?
다녀와, 마치고 교실에서 기다리고 있을게.
자신을 향한 시선과, 흔들리는 손바닥.
그 안에 오늘 아침 쥐어주었던 쪽지를 떠올리면 어쩐지 얼굴이 뜨거워지는 기분이 들어요.
붉어졌을 지도 모르는 두 볼을 감추려 조금은 서둘러서 몸을 일으키고,
미처 길어지지 못한 오후의 햇살이 류건우를 감싸안는 모습을 마지막까지 눈에 담으며
신재현은 그에게 작게 손을 흔들며 교실을 나섰습니다.
교실 안의 웅성거림이 거짓말이었던 것처럼 하루 일과의 끝을 앞 둔 복도는 조용합니다.
드디어 기다리던 마지막 수업시간,
수업을 마치고 교실로 돌아가면, 자신을 기다리고 있을 류건우에게 마음을 전할 수 있을지도 몰라요.
설렘에 발걸음은 점점 가벼워지고,
알 수 없는 두려움에 불안했던 마음에도 희망이 찾아옵니다.
익숙한 종이 울릴 무렵 도착한 교실 문을 열면,
그곳은 익숙할 터인 [음악실]일 터 였습니다.
신재현:
회피
기준치:37/18/7
굴림:41
판정결과:실패
신재현은 교실에서 튀어나온 커다란 생물체에게 완전히 덮쳐졌습니다.
제법 무게가 나가는 무엇인가가 신재현의 몸 위에서 움직임을 멈춥니다.
체력 1 감소
신재현:
SAN Roll
기준치:65/32/13
굴림:34
판정결과:보통 성공
곰처럼 생긴 것도 사람처럼 생긴 것도 같은 이상한 생물체 입니다.
살아가면서 본 적 없는 무언가라는 생각이 듭니다만,
그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뾰죡한 답변을 떠올리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어쩐지 그 형체를 '바라보고' 있지만
제대로 '인식 할 수' 없다는 느낌이 듭니다.
교실 문 너머에는 익숙한 얼굴의,
같은 수업에서 몇 번은 마주쳤을 터인 아이가 신재현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아는 학생1: 신재현?
손에 커다한 빗자루를 들고 당신을 부르는 아이의 등 뒤로 수업을 시작한 풍경이 비춰집니다.
그 익숙하고 일상적인 모습과는 달리
아이의 표정은 어쩐지 익숙하지 않은 감정을 드러냅니다.
신재현:
심리학
기준치:60/30/12
굴림:13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그 아이의 표정에서 놀라움이 조금 섞인 적의를 읽습니다.
아는 학생1: ... 너도 아직 여기 있었구나.
일단 들어와.
아이는 신재현을 교실 안으로 이끕니다.
신재현을 교실의 바깥, 복도에는 세워두고 싶지 않다는 것처럼.
발을 디딘 교실은 평소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드문드문 놓여진 악기와 그 사이사이를 매우는 노래소리가 가득찬 공간.
익숙한 얼굴들이 드문드문 당신을 향해 인사를 건네면
신재현은 자신의 자리에 앉아 책상이 놓인 악기를 바라봅니다.
당신이 몇 주에 거쳐 연습해온 곡이 그려진 오선보의 모습이 눈에 들어옵니다.
아는 학생1: 야 신재현
신재현 정신 차리고 나 좀 봐
하지만, 신재현이 다시금 일상에 녹아들 무렵,
목소리 하나가 의식 속에 끼어듭니다.
당신을 깨운 목소리의 주인은 당신의 눈 앞에 라디오를 들이밉니다.
라디오는 따로 전원을 연결하지 않고 건전지로 사용할 수 있는 모델로 보입니다.
전원이 켜진 라디오로부터 [지직, 지직] 신호가 잡히지 않는 소리가 끊이지 않고 흘러나오면,
신재현은 어째서인지 약간의 어지럼증을 느낍니다.
언젠가 이 라디오를 통해 어떤 것을 들었던 것만 같은 강한 확신,
하지만 동시에 그 부분의 기억이 흐릿해져 버린듯한 감각.
그래요, 오늘과 같았던 어느 날을,
당신은 분명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긴급 상황입니다. 방송을 듣는 즉시 대피하십시오.]
[정체 불명의 바이러스가 발생...]
방송을 듣는 즉시 -전한 장소로 대피---]
수업 중에 울려퍼지던 사이렌 소리,
차라리 장난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정도로 생상한 누군가의 비명소리...
일상 속의 풍경은 순식같에 아수라장으로 바뀌었고,
당신은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살아남겠다고 뛰어 나가는 아이들 속에 쉬이 휩쓸려버렸습니다.
아래층에서 위층으로
위층에서 아래층으로...
정체를 알 수 없는 무언가를 피해서 달리고 달리고 달려서
숨이 턱끝까지 매달린 채로 겨우 '살아남았을'때
곁에 남은 이가 몇 없다는 것을 당신은 그제서야 알아차릴 수 있었죠.
신재현:
기준치:55/27/11
굴림:73
판정결과:실패
SAN Roll
기준치:65/32/13
굴림:80
판정결과:실패
머리가 깨질 것 같은 감각 속에서 비명을 곱씹으며 정신을 차리면,
라디오에서는 여전히 주파수가 잡히지 않을 때의 지직거리는 소음이 울리고 있을 뿐이었습니다.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 강렬한 환영... 같은 기억
당신은 그것이 당신의 기억임을 외면할 수 없습니다.
어째서 지금까지 모른 척 할 수 있었는 지 알 수 없을 정도로 그것이 당신의 기억의 일부였음을 확신할 수 있어요.
그렇다면, 류건우는?
당신이 교실에서 만난 류건우는 어떻게 된 것일까요?
아는 학생1: 신재현, 밖은 위험해.
'혼자'있는 것보다는 두 사람이 있는 게 나을거야. 그러니까 차라리 여기 같이 있자.
말을 걸어오는 아이의 표정이 어둡습니다.
신재현:...건우형. 건우형은 어딨어 (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는듯, 주위를 둘러다 봅니다)
하지만, 당신이 이곳에서 떠나 류건우에게 돌아가겠다고 한다면
그 아이는 결코 당신을 막을 수 없겠죠.
아는 학생1: ...
밥은 먹었어, 신재현?
이렇게 된 이상, 밥이라 할 수는 없지만 초콜릿 하나라도 먹어.
신재현:.....(아무말 없이 떠나기 위해 주위를 샅샅히 둘러봅니다)
아는 학생1: ...
원한다면 그대로 밖으로 나가면 됩니다.
신재현:(주위를 급하게 훑은 후, 그대로 문 밖을 나섭니다. 등 뒤에서 자신을 부르는 이름따위, 들리지 않는다는듯)
어느 새 늦은 오후의 햇살이 깨진 창문 너머로 반짝이고
사람이 없는 텅 빈 복도는 조용하기만 합니다.
눈에 빤히 보이는 알 수 없었던 것들,
알고 싶지 않았던 것들로부터 당신은 애써 고개를 돌리며
류건우를 마지막으로 보았던 곳으로 향합니다.
설렘에 가벼워졌던 걸음걸이보다, 다급함이 재촉하는 걸음거리가 더욱 재빠르다는 것을 당신은 알아차릴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도착한 사람이 없는 조용한 교실,
창문 너머에서 불어오는 늦은 오후의 바람이 조금 넓은 그의 옷자락을 스치고
오후의 햇살을 받은 그의 눈동자가 금빛으로 반짝였을 터인 시간…
신재현:
관찰력
기준치:55/27/11
굴림:68
판정결과:실패
... 류건우는 신재현이 마지막으로 봤던 모습 그대로 자리에 앉아있습니다.
아무말 없이 당신을 돌아본 그의 눈 속에 수많은 감정이 스쳐지나가고 있음을
당신은 알아차릴 수 있어요.
류건우 :재현아, 기다리고 있었어.
꿈결 속에서 미리 엿본, 가장 완벽했을 순간이에요.
당신은 분명,
이 순간 그에게 좋아한다고 이야기 하고 싶었을 터인데
류건우의 목소리가 당신의 입을 틀어막습니다.
류건우 :왜, 내가 이곳에서 도망치지 않고 널 기다렸는지 궁금하지 않아?
정말 좋아하는 류건우의 미소가 당신을 향해 쏟아집니다.
하지만, 당신은 그 미소 끝에 걸린 불안감을 마주할 용기가 나지 않습니다.
류건우 :내가 굳지 말하지 않아도...
이유라면 네가 이미 알고 있겠지만, 재현아.
[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 학교 끝나고 교실에서 기다려 줄 수 있어요?}
라는 말이 적혔던 당신이 건넨 쪽지가
류건우의 책상 위에서 조용히 흔들립니다.
류건우 :듣고 싶었거든
네가 나에게 하고 싶었던 그 말.
세게 물었다 놓은 입술은 그 안에 담긴 망설임 만큼이나 무거운 것인지 쉬이 떨어지지 않습니다.
류건우 :네가 기억하는 오늘,
류건우는 죽었어.
류건우는 자신의 죽음을 신재현에게 전합니다.
마주하지 않으려고 애쓰는 시선,
신재현은 류건우가 내놓지 못한 말 속에서 당신을 상처주고 싶지 않아하는 마음을 읽습니다.
류건우 :미안, 나는 네 미련이야.
네가, 살아있기를 간절히 바란 류건우의 환영일 뿐이야.
내가 너를 동정한다고 해도, 기분 나쁠 뿐이겠지만...
어깨가 가늘게 떨려오고 있음을,
미처 당신에게 닿지 못한 시선이 흔들리고 있음을,
당신은 알고 있어요.
미련이든 환영이든,
류건우는 당신이 오늘을 떠올리며 혼자 괴로워하지 않도록 곁에 남아주었습니다.
혼자 기억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함께 있어주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이별은,
견딜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류건우 :이제, 혼자 살아가야지.
신재현:...형.... 형. 건우형... 류건우..
류건우 :... 나는 네가 알던 류건우가 아니라니까...
신재현:(무슨말을 해야할지,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 찡그립니다)
류건우. 건우형, 내 앞에 있는게, 형이 아니라고? ( 어이없다는 듯 하, 하고 웃으며 얼굴을 쓸어내립니다)
류건우 :... 난 네 미련이야, 어떻게든 떠날 사람. (그럼에도, 차마 상처 주고 싶지 않았던 사람의 혼은 미련의 형태에서도 당신을 다정히 끌어안아 줍니다.) 재현아, 이제는 이별할 시간이야.
신재현:아니야.. 아니야. 형, 형. 건우형, (어느새 새빨간 실핏줄이, 터진 눈으로 그를 응시하며 그의 두 팔을 움켜쥡니다)
류건우 :재현아, 네가 나를 건우라고 착각해도 괜찮아. 마지막에 내 얼굴을 보면서, 어떠한 말을 해도 괜찮아. (눈물 하나 흘리지 못하는 네 눈을 조심스레 바라보고서는, 눈가를 조심스레 매만집니다.) 아프지말고, 웃으면서. 행복하게 살아야해.
신재현:형, 형이. 형이 없는데, 나한테 행복하게 살라는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요? 형이, 나에게 삶의 이유를 줘놓고, 그렇게 멋대로 줬으면 책임져 줘야죠. 형, 지금이라도 거짓말이라고 해줘요. 건우형. (떨리는 목소리로, 그의 손을 잡고 간청합니다) 건우형,,,건우형. 나의 류건우. 나의 삶. 사랑해요... 내가 조금만 더, 용기를 냈다면..
류건우 :(하염없이 떨리는 목소리를 그대로 담아냅니다. 원망해도, 질책하고, 영원히 미움 받아도 좋으니... 자신이 없어도 길게 살아가기를. 잔인한 다정이라 불러도 좋으니,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뜨겁지도 못한, 그 온도가 맞잡은 손을 놓고서는 조심스레 끌어안아 줍니다. 너는, 삶의 이유를 내가 줬다고 하지만... 반대였다는 걸 알까.) 재현아, 전한 적 없지만. 나도 너에게 좋아한다 말하고 싶었어. (살며시 지어보는 웃음이 이별을 말합니다. 내일은, 정말 홀로 살아갈 시간입니다.)
신재현:..그렇게 말하면. 제가 거절하지 못한단걸, 형은 너무 잘알아요. 그런 형도 좋아요. 아니 사랑했어요, 사랑해요. 형. 건우형. (그의 품에 얼굴을 묻고, 끊임없이 그의 이름과 사랑한다는 말을 읆조립니다.)
류건우 :긴 꿈을 꿨네, 재현아.
안녕, 보고싶을거야.
류건우는 자신이 신재현의 미련이라고 말했습니다
류건우의 모습이 신재현이 꾸던 긴 꿈에 끝맺음을 고하듯
흐려지는 것을 당신은 알 수 있습니다.
당신의 눈가를 쓸어주는 다정함.
그것에 묻혀있고 싶을 수도 있어요.
이대로 모든 것을 잊고, 다만 두 사람이 함께일 수 있겠죠.
하지만, 당신이 깨어나고자 한다면,
환각은 언제든지 깨어날 수 있는 것입니다.
긑나기 시작한 꿈결같은 환영 속에서 당신이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류건우에게 안녕을 말하거나, 이대로 함께 있어주길 바라거나...
둘 중 하나일 뿐입니다.
신재현:형. 건우형. 제가 형을 포기하길 바랬다면, 마지막까지 다정하면 안됐어요. 하지만 다정하고 영리한 형은, 제가 이렇게 생각할 거 란것도 이미 알았겠죠. 그럼에도... 제가 힘들어 할까봐. 형을 남겨두고 간 그 다정에, 저는 언제나 져요. 항상. 언제나. 당신만은 이길 수가 없어요.
다음에는, 내가 먼저 알아보고, 더 많이 사랑하고, 놓치지 않을게요. 사랑해요 건우형. 사랑해요. 사랑해요. 미안해요. (류건우를 잡은 두 손을, 천천히 떨어뜨린다.
깨어나기로 마음 먹으면 언제든 깰 수 있는 자각몽처럼,
당신을 위해 마렴되었던 긴 꿈은 끝이 납니다.
손을 어루만져주던 류건우의 온기가 느껴진 것만 같은데
그 모습은 어느새 붉어진 저녁 노을 속으로
빛무리처럼 사라져버렸습니다.
처음부터 그랬듯이 당신은 오롯이 혼자,
류건우의 책상 위에 덩그러니 남은 쪽지가
깨진 창문 사이로 새어들어온 바람에 조용히 흔들리면,
당신은 그 위에 적힌, 류건우가 남긴 글자들을 읽습니다.
[미안해 재현아. 마지막까지 기다리지 못할 것 같아.]
-True Ending-
보상: SAN치 회복+1%, KPC의 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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